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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상담사 직업이란

벼리세상 2022. 10. 29.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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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양상담사는 어떻게 지원하며 어떤일을 하나요?

가끔 청약이나 부동산 상담을 하다 보면 고객들이 호기심 있게 쳐다보면서 물어보는 것이 있다.
"이런 직업은 어떻게 하는거예요?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있으면 할 수 있어요?"
"한번 해보고 싶은데 저도 될까요?"
분양상담사는 굉장히 폐쇄적인 직업이다. 공개적인 구인구직 사이트에서도 흔히 볼수 있는 채용공고가 없다보니 더욱 많은이가 궁금해 하는 것 같다. 분양상담사는 대부분 오픈카톡이나 밴드라는 커뮤니티 플랫폼이나 인맥을 통해 가급적 검증까지 거친 사람으로 선정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그렇지 않고 지원만 하면 일할 수 있는(기본급 없이 100%수당제, 영업 자유) 곳도 있지만, 필자가 현재 하는 분양상담사는 급여와 영업활동이 정해져 있는 부류에 속해있다.

 

 

'L'사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상담하는 모습

✔️ 분양상담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

필자는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보험회사 IT실에 근무하며 20대를 보냈다.
흔히 얘기하는 계란 한판도 되지 않았었고, 머릿속에는 20대는 아직은 젊음을 즐길 나이. 부동산은 나이 많은 아저씨, 아줌마 나이정도가 들어야 하는 재테크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이런 마인드로 결혼 후 퇴사를 했고, 오로지 전업주부로만 살고 있던 시기에 지인의 소개로 가볍게 시작했던 분양상담사의 일이 현재는 10년 넘게 하고 있는, 필자의 두 번째 직업이 되었다.

처음에 일했던 현장은 미분양 오피스텔 한 채당 수수료 400만 원 주는 곳이었다.
2010년도 당시 대기업 대졸 초봉이 4,500만원이던 시절이었으니, 출퇴근 자유롭게 하는 조건으로 400만 원은 나름 매력적인 금액이었다.
영업에 'o'자도 몰랐던 초보로서 당장 할수 있는 영업이라고는 주변 지인들이 대상이었고, 1억이 넘는 부동산임에도 불구하고 지인들이 어렵지 않게 계약을 했다.
이렇게 해서 한달에 5채 이상 계약했던 것 같다. 계약건수와 동일하게 출근도 5번 정도만 했던 것 같다.

이후 본격적으로 분양상담사라는 직업으로 뛰어들었고, 초반 1~2년 동안은 적응하기가 어려웠었다.
분양 상담이란 직업이 부동산이라는 큰 개념에서 파생된 직업군이기에 보수적인 성향이 강했다.
전 직업이였던 금융계 쪽 IT업무는 수직구조보다는 수평구조로 조직 분위기를 전환시키고자 했던 상황과 많이 대조됐던 부분이기도 해서 일하면서 애로사항이 많았었다.

진행되는 프로세스가 비효율적이라 생각되어 좀 더 효율적인 의견 제시하면, 반영보다는 딴지나 불만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많았었다.

 

✔️ 분양상담사 겉만 화려한 직업

거두절미하고
하나의 아파트를 분양하기 위해서는 토지작업부터 전반적인 사업을 진행하는 시행사, 상품 설계부터 건설을 책임지는 시공사, 성공적인 분양으로 상품 홍보 및 판매를 맡는 분양대행사가 있다.
분양대행사는 원활한 분양을 위해 시공사와 협의를 하며 분양상품기획, 사전홍보, 청약접수, 계약 등 분양의 시작과 끝을 맡아 처리한다. 여기에 분양상담사는 사전 홍보 단계에 투입해서 계약까지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도 마트나 길거리에 시공사 브랜드가 인쇄된 부스 안에서 아파트, 오피스텔 등 분양일정 안내받으시라는 홍보를 접한 분들도 계실 것이다. 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분양상담사이다. 분양상담사는 회사의 소속이 아니고, 개인이 사업자이기 때문에 세금도 3.3% 소득세만 납부한다.

이 직업은 계절과 부동산 경기를 많이 타는 직업이다.
부동산 경기가 좋으면 보수가 낮고, 요즘처럼 경기가 얼어붙으면 당연 분양률이 낮아지게 되어 보수가 점점 높아진다.
한마디로 '수수료 많이 줄테니 빨리 팔아.' 전형적인 고무줄 소득이다.

또 한가지 특징은 외부영업이 업무 중 하나이기 때문에 한 여름은 더위와 싸워야 하고, 한 겨울은 추위와 싸우면서 일을 해야 한다.
외부 영업은 다양하다. 부동산업소를 다니면서 부동산 소장들에게 오픈 일정 안내도 해드리고, 관심고객들 모신 후 사업설명회도 진행하고, 여러 가지 홍보활동을 한다. 이 중 사전영업의 꽃은 길거리에서 부스 펼치고 홍보와 영업을 동시에 하는 업무였다.

고객과 함께 상품에 대해 홍보촬영하는 모습


2016년 1월 가장 추울 때였다.
내복은 기본! 패딩만 3벌 겹쳐 입고, 양말은 수면양말로 2개, 핫팩 깔린 패딩부츠, 주머니에도 핫팩 2개씩, 장갑, 목도리, 모자까지 이렇게 완전 무장하면 걷는 것부터가 펭귄처럼 뒤뚱거리고 불편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니다.
이런 둔한 차림새가 아니면 추위에 견딜 수가 없다.
아침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영하-10도 이하인 날씨에 하루 종일 같은 장소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설문조사와 홍보활동 하기란 정말 힘들다. 추위로 인해 지나가는 사람들도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런 분들 붙잡고 영업활동을 해야 한다.
하루의 업무 결과가 설문조사 장수로 판단되기 때문에 100장 정도 받아서 복귀해야 열심히 일하고도 억울한 오해를 사지 않는 기준이 된다.
그런데 그날 장소가 하필이면 스타벅스 매장과 마주 보는 위치였다.
스타벅스 안 사람들의 따뜻한 차를 마시는 모습을 보면서 일하는데, 하루가 매우 매우 긴 날로 기억한다.

이듬해 2017년 8월 가장 더울 때였다.
꽝꽝 얼린 생수 두어 개를 챙기고, 또 길바닥에서 영업활동을 했다.
그늘에 있어도 땀이 주르륵, 이와 중에도 피부가 타면 안 되기 때문에 얼굴에는 선캡, 팔에는 자외선 차단 토시를 착용하고 일을 한다. 주변 화장실을 들락 달랑하면서 시원한 물로 계속 씻어대지만 딱 그때뿐이다.
정말 도를 닦는 마음으로 일을 했던 것 같다. 필자는 천주교이지만, 더위로 인해 정신이 혼미하여 염불을 읊었던 것 같다.
이날도 스타벅스 매장과 마주 보는 위치에서 일을 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음료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일하는데, 이날도 매우 매우 긴 날이었다.

모델하우스에서 말끔한 정장 차림에, 데스크에 앉아 청약에 대해 조곤조곤 설명하는 모습을 본 일부 고객들은 이 직업에 대한 환상을 가지는 것 같다.
필자 또한, 이 직업이 3D 직종 중 하나였다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다른 직종으로 눈길을 돌리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2021년도처럼 모델하우스 오픈만 하면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와 계약을 서로 하겠다는 시기에는 분양상담사의 존재감이 많이 사라진다. 사람들은 오히려 반대로 영업 안 해도 100% 계약되는 것이 좋은 것 아니냐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피라미드 구조 상위단계인 사업주체만 해당되고 , 가장 하위 단계에 속한 군의 직원들은 역량을 발산하기보단 주어진 업무만 기간 안에 하면 된다.

✔️ 분양상담사의  장·단점

작년처럼 고객들이 서로 찾아와 계약하는 상황이라면 사전 홍보가 전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사업주체는 마케팅이나 홍보비 지출을 최대한 아낄 수 있다.
이로 인해 분양대행사도 광고, 영업, 홍보보다는 청약접수일부터 계약일정까지 민원발생 없이 수행할 수 있는 분양상담사로 채용하고 업무가 필요한 날에만 근무, 이외의 날은 무급으로 강제휴무를 시킨다. 간단히 정리하면 일용직인 셈이다.

오히려 로또 청약으로 불리는 시기는 더욱더 청약과 기본적인 경험치가 풍부한 상담사를 선호한다.
분쟁의 요소가 생길 경우 수억 원에 달하는 재산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티끌만큼이라도 상담이 잘못되면 법정까지 가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그래서 높은 경력을 지닌 상담사는 오히려 업체에서 우대조건으로 채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가수주로 분양대행을 따낸 분양대행업사의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상품인 부동산을 취급하는 분양상담사들을 필요하면 사용하고, 필요 없으면 바로 버리는 일회용품처럼 대하는) 행위들을 보면서 분양상담사라는 직업에 자괴감이 들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인것도 이해된다. 

하지만, 채당 수수료가 높은 현장에서 운과 실력이 발휘된다면 대기업 임원의 연봉정도는 몇개월에 걸쳐 벌 수도 있다.

필자는 현직 분양상담사이다.
하지만 단순히 정보전달만 하는 분양 소개자가 아닌, 부동산 흐름을 읽을 줄 알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이런 능력은 어쩌면 직업이 되었기 때문에 일부러 여기저기 발품팔고, 공부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
부동산 전문가로서 고객의 판단에 도움을 드려야 하는 책임과 의무감이 장착되어야 하기 때문에 현재도 끊임없는 공부와 경험이 진행 중이다.

✔️ 기억에 남는 고객

예전 과천에서 분양했을 때였다.
자신이 대학병원 의사라고 하면서 고민을 털어놓으신 고객이 있었다.
평생 엘리트 코스로 자신 있는 삶을 살아왔었는데, 부동산 투자만큼에는 자신이 없다면서 지인들이 투자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모습을 보면 부럽고, 그 모습에 본인도 투자해야지 결심을 매번 하면서도 손해 볼까 두려워 망설여진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그때 필자는
거시적인 측면에서 미시적인 측면으로 설명드렸다.
"우선 부동산의 종류는 다양하다. 주거상품에는 아파트/ 주상복합/ 빌라 등이 있고, 투자상품에는 오피스텔/호텔/ 지식산업센터 등이 있다. 이중 가장 선호도가 높은 상품은 투자상품보다는 주거상품이고, 주거상품에서도 아파트를 가장 선호한다. 아파트는 수십 년 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택 종류로 이미 검증이 끝났다.
그럼 이 아파트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체크를 해 볼 필요가 있는데, 과천이란 입지에는 급여생활자보다는 자산가가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다. 자산가가 많은 지역에는 부동산 가격이 오른 만큼 흡수가 가능한 매수자가 있기 때문에 자산가치가 쉽게 떨어지지 않고, 과천은 70% 이상이 녹지로 둘러 쌓여있으면서도 대중교통이 잘 마련되어 입지의 선호도가 높다. 그리고 서울권에서 자연친화적인 입지는 과천이 유일하고, 더불어 강남하고 접근성도 좋아 가격 방어도 충분히 된다."
라고 포인트만 집어드렸고, 며칠 후에 계약을 하셨다.

계약을 하시면서 고객은 마지막으로 한번 더 확신을 요구했다.
"이 아파트 얼마나 오를 것 같으세요?"라는 질문을 했다.
필자는 웃으면서 "분양가 대비 2배 예상합니다. 웃으시며 입주하실 겁니다." 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답변드렸다.
이때 고객의 표정은 어이없다는 것으로 기억한다.
'정말? 과연?'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현재 이분이 계약한 아파트는 정말 2배 이상 올랐다.

 

 

✔️ 한마디 말

10년 넘는 기간 동안 한직종에서 근무한 것은 스스로 칭찬하고 싶다.

하는 수 없이 상품에 대해 숙지를 해야만 일을 할 수 있고 그 정보는 현장이 바뀔때마가 교체를 해야하는 번거로움은 있었지만, 우리나라 작은 땅에서 부동산이라는 것은 삶과 분리할 수 없는 필연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과 경험은 삶의 무기나 다름없다.

요즘은 영앤리치가 많아졌다. 평당 1억원이 넘는 모델하우스에 30대 젊은 고객들이 방문하곤 한다. 대부분 사업가이다. 과거 20년 전처럼 의사, 판사가 아니다.  분양상담사도 10년이면 사라지는 직종 중 하나이다. 워낙 접할 수 있는 매개체가 많아 고객들이 스스로 알아보고 방문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진다.

하지만 그동안 쌓인 경험은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아니다. 이러한 경험치를 이 공간에서 공유하면서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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